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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딴지 부부의 사는 게 여행]여름휴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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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매드 작성일12-08-25 16:59 조회1,6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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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딴지 부부는 2008~2009년에 걸쳐 ‘뚱딴지 부부의 눈치코치 중국여행’, ‘뚱딴지부부의 티베트여행’ 을 연재한 바 있다. 아내인 딴지여사가 글을, 남편인 미스터 뚱이 사진을 맡아 ‘뚱딴지 부부의 사는 게 여행’이란 제목으로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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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부터 어제 22일까지 미스터 뚱이 휴가였어요. 저희 부부, 여행은 참말로 많이 다녔지만, 사실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본 게 언제인지... 중국은 제 집처럼 드나들면서 '내 나라 여행'은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결혼 후 우리나라를 '남편과 단 둘이서' 여행한 기억이 없습니다. 전혀 없네요. 그동안 먹고 사는데 바빴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배 부른 소리네' 하시겠죠? ^^
저희 부부에게 중국 여행이 100% 개인적인 체험과 경험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는 걸 고려하면, 이번 휴가야 말로 오롯이 저희 부부를 위한 시간이었어요. 결혼 10년 만에 국내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조용하고 느긋한 휴식이 필요했거든요. 제가 아니라 미스터 뚱에게요. 일정 계획은 남편이 전담했어요. 직업 정신을 발휘해 미스터 뚱이 멋진 일정을 짜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늘 제게 맞춰주는 편이라 이번 만큼은 미스터 뚱이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어요.
"노매드에서 하는 힐링트래블 해보는 거 어때? 요즘 치유여행이 대세잖아, 힐러가 진행하는 여행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
휴가에서도 투철한 직업 정신을 발휘하는 미스터 뚱입니다.
"여보가 원한다면야, 뭐…. 근데 진짜 해보고 싶은 거야?"
"어. 명상은 어떻게 하는 건지, 명상으로 마음이 달라지는 효과가 있는지 직접 해봐야 알지. 여행이랑 명상을 어떻게 접목시켰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여보는 어때?"
"그래, 그럼 가자."
남편이 원하는대로 하기로 했으니, 전적으로 따라야죠. 자세한 일정은 더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
올해 티베트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다보니 저 역시 '명상의 실체'가 궁금했습니다. 오체투지, 마니차 돌리기, 사원 돌기 등 티베트인들의 종교적 행위가 '삶에서 준명상의 상태'를 이르게 한다는 구절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거든요. '준명상의 상태''들뜸이나 우울함이 없이 마음이 평화로움'을 유지하는 거라고요.
달라이 라마가 '불도에서는 내면의 문화가 사고와 명상을 통해 성취된다.' 하셨던 것도 명상을 궁금하게 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명상하는 방식을 알아야 한다고요.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은 기분 좋은 고요 속에 머물게 되고 자족감을 얻게 된다던 '말씀의 실체'를 어렴풋이나마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일정이 진행되는 전라남도 장성의 백양사(白羊寺)로 향했습니다.
"일정표 한 번 봐봐."
미스터 뚱이 건네준 일정표를 자세히 살펴 봅니다. 떠나기 전까지 아무 것도 묻지 않았거든요.
읽다보니 '좀 이상하다, 어쩜 잘못된, 상상하던 여행이 아니다'란 생각이 팍 드는 거예요.
"여보, 이거 템플스테이야? 절에서 자고 먹고 하는 거야?"
"어, 허허허, 그런가봐. 잠도 여자끼리, 남자까리 그렇게 자나 봐."
"뭐야? 우리 지금 여행가는 거 아니야? 난 명상여행인 줄 알았는데!"
이런…. 간만에 떠나온 여행이 템플스테이라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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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는 제게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습니다.
텔레비젼에서 템플스테이를 촬영한 프로그램을 본 적 있어요. 직접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첫새벽에 일어나 절을 하고,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는 발우공양이 제게는 왠지 거부감이 들더라는 게 진심입니다.
맑은 정신으로 첫새벽을 열고, 음식 찌꺼기가 남지 않는 발우공양의 친환경적인 면, 참 좋은 문화입니다.
티베트를 사랑하고 그들의 문화를 아끼지만, 그들처럼 살 자신은 없는 '이중적인 제 마음'이 템플스테이에도 동일합니다.
껄적지근한 이 마음 어쩌나!
절간에서 2박 3일간 보내야 한다니~ 가슴이 잔뜩 찌푸린 하늘 같았지요.
"아, 여기! 나 대학교 1학년 때 우리과 연합MT 왔던 장소야. 백양사가 내장산에 있는 거였어?"
참말로~, 중국의 유명 사찰은 어디에 있는지 잘 알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제가 너무 무심했어요. 백양사는 백암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암산은 내장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어요.

템플스테이를 시작하기 전 핸드폰과 귀중품은 사찰에 맡기랍니다.
2박 3일간 전혀 사용할 수 없답니다.
입고 있는 옷도 사찰에서 나눠준 것으로 갈아입습니다.
목걸이처럼 생긴 이름표도 차고요.
앗, 이름표 뒤에 '默言(묵언)'이란 한자가 대문 만하게 적혀 있습니다.
이제부터 2박 3일 동안 묵언수행을 하는 것이지요. 어머나!
비 온 뒤 흐린 하늘. 덥고 습한 공기.
등 뒤로 땀은 삐질삐질 흐르지요~.
예정된 일정을 곧 시작합니다. 얼떨결에 왔지만 열심히 해보자, 마음먹습니다.
내 호흡을 알아차리고, 눈을 감고 머리부터 말끝까지 내 몸을 스캔하랍니다.
잠시 딴 생각을 하면 호흡이 흐트러지더라고요. 머리부터 찬찬히 부드러운 붓으로 나를 쓸어내리 듯 하라는데 자꾸 딴 생각이 듭니다.
명상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
- 생각중독에서 빠져나오기
- 억압된 감정에서 자유롭기
- 현존의 생생함과 만나기
- 몸에 대한 자각을 위한 바디스캔
- 걷는 동작과 함께 감각을 통해 현재에 마음을 챙기기
- 두려웠던 감정과 직면해보기
이번 여정에서 제가 경험할 몫이랍니다.
저녁식사 시간에 처음 해보는 발우공양
손으로 그릇을 닦고 밥과 음식물을 먹을 만큼 퍼오고, 다 먹은 후에 단무지로 그릇을 깨끗이 닦고, 그 물과 단물 빠진 단무지를 먹는 것까지.
천천히 음식을 씹으니까 재료 하나하나 본연의 맛이 느껴지더라고요. 좋았습니다.
국도 국물보다 건더기를 많이 먹으라는데 저는 평소 국물을 많이 먹어요.
근데, 발우공양에서 국물을 많이 퍼 오면 마지막에 곤혹스럽더라고요!
음식을 많이 씹다보니, 짠맛과 많은 양의 국물은 먹기가 거북했어요. 이미 배가 차서.
음식은 다 먹은 후에 단무지로 그릇을 닦고 그 헹군 물은 마시는 건 생각처럼 거북하지 않았어요.
단무지까지 맛있게 비웠습니다.
발우공양은 생활에서 실천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미스터 뚱은 난색을 표했지만요~ ^^
첫날을 마치고 둘째날 아침에는 템플스테이를 도망쳐 나오고 싶었어요.
묵언도 답답하고, 좌선을 하고 앉았기 어렵고, 날씨가 후덥지근해서 몸이 끈적끈적하고요.
룰루랄라 산이나 구경하고 맛난 음식들 사먹고 신나게 드라이브 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둘째날 오후부터는 마음이 달라지더라고요.
태어나서부터 7년 주기로 생애사를 적었습니다.
좋았던 일, 나빴던 일을 자세히 적고 자비 명상 시간에는 그 경험을 안긴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절하면서 마음이 아주 평온해지는 경험을 했어요.
누군가를 위해 진심을 담아 절을 하는 것. 종교를 떠나서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묵언 규칙은 둘째날 오후부터 살짝 깨지긴 했어요~ ^^
참여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갖다보니 그 시간 외에도 대화를 나누고 싶어지는 거죠.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분들 중에 기독교 신자들이 많았어요.
마지막 헤어지는 시간에 스님께서 마음을 담아 찬송가를 불러주시는데 무릇 종교란 이래야 하지 않을까!
스님께서는 '절집'이라 표현하시던데요.
절집에서 대자로 누워 낮잠도 자고 명상하고 자유롭게 보내는 시간이 참 좋더라고요~.
참, 의미있는 2박3일이었습니다.
템플스테이에 선입견을 가지고 참여했는데 명상 전문가와 사찰 문화를 조화롭게 접목시켜서 제가 믿는 종교와 관계없이 편안했고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명상 시간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을 산다'는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께도 한 번쯤 참여해보라 권하고 싶은 '색다른 여행'이었습니다. ^^
덧붙이는 말 : 우리나라 5대 사찰의 템플스테이에 다 참여해보신 분에 의하면, 사찰마다의 템플스테이 일정이 약간씩 다르다고 해요. 규율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곳도 있고요. 그래서 때로는 도망가는 사람이 생기기도 한다는~ 그래서 자세히 알아보셔야 해요.
제가 참여한 백양사 템플스테이는 전문 심신치유사가 참여하여 '명상+사찰문화 체험'이 적절하게 조화된 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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