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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까올리의 독(獨)남아 여행기] Ep.09 루앙남타가 정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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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매드 작성일70-01-01 09:33 조회2,4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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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까올리의 독(獨)남아 여행기]

Ep.09 루앙남타가 정말 좋아!

2011. 05. 12. 목요일
노매드 관광청

콘까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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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를 보내고 숙소를 옮겼다. 이놈의 열악한 게스트하우스를 혼자서 감당하기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역시 슬픔과 마찬가지로 열악함도 나누면 반이 되는가 보다. 다행스럽게도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다른 여행자의 도움으로 깨끗하고 쾌적한 게스트하우스에 안착할 수 있었다. 깔끔한 시설도 마음에 들었지만 사랑방 같은 공간이 있어 다른 여행자들과 어울리기에도 적절했다. 특히나 이곳의 최고 장점은 사랑방이 좁아 영어가 막힐 경우 방으로 후다닥 피신할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었다(자리가 좁아 비켜준다는 명목으로 피신이 가능). 게스트하우스가 좋다보니 이곳 루앙남타가 너무 좋아졌다. 라오스도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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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열악한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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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훌륭한 이곳으로 이사. 하지만 방값은 겨우 2,500원 차이.

사실 워낙 성격이 소심하고 행동거지에 빈틈이 많은지라 국경을 넘으며 긴장하고 조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길거리에서 사람들과 마주치기만 해도 옷매무새를 다듬고 카메라를 확인했으며 차사고라도 날까봐 걸어다닐땐 이어폰도 안끼고 다녔다(이런 소심한). 이렇게 심적 여유가 없다보니 라오스를 깊이 들여다보지 못했었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여유가 좀 생기고 나니 라오스는 너무나 멋진 곳으로 다가왔다. 특히 루앙남타는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약간 황량하면서도 소박한 오지의 느낌도 있고, 게다가 붐비지 않아 쾌적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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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30m 언덕에서 바라본 루앙남타 시내의 전경. 정말 손바닥만하다.

시내는 정말 작지만 뭔가 푸근하고 이국적인 맛까지 있었다. 맘먹고 뛰면 시내 중심가를 1분만에 주파할 수 있다는 소박함도 좋았으며 단 하나밖에 없는 현금인출기가 대부분 고장이 나있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는 것 역시 너무 라오스 다워서 좋았다(물론 지금은 사정이 좋아졌을 것이다).

특히나 이 한가로운 곳에서 오토바이가 빠질 수는 없다. 오토바이를 타고 조금만 밖으로 나가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현지인들이 손을 흔들어 주며 때로는 시비(?)도 걸어준다. 진정한 라오스로 들어가니 참 여러부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 번은 마약에 취한 현지인이 나에게 시비를 걸어온 적도 있었다. 시비뿐만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던 껌과 물까지 빼앗아 갔다.


취한 현지인1 : (눈이 풀린채로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

콘까올리 : "보 카우짜이(뭐래는 거니?)"

정상 현지인2 : (취객을 데리고 가며)"어? 라오스 사람이 아니네?" "미안해요 미스터 베트남!!"

하하하하하하 그렇다 곤란함에서 나를 구해준 아저씨를 위해서라도 난 잠시동안 미스터 베트남으로 살아가야 했다. 게다가 그 아저씨는 내가 빼앗긴 물이랑 껌까지 사비를 털어사줬다. 겨우 아는 베트남 말로 "깜언(고마워)" 이라고 하니 날 구해준 아저씨는 덩실덩실 춤까지 추면서 라오스와 베트남은 형제국가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한다. 나도 처음 알았다. 그 둘이 형제였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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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취한 현지인이 이곳 버스터미널에서 나에게 시비를 걸었다.
다만 미스터 베트남으로 환생해서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어쨌든 오토바이를 타고 즐기는 진정한 라오스의 시골마을은 우리네 60~70년대를 방불케 했다(물론 난 저때 이 세상에 없었지만은...).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도 정겨웠으며 마을의 골목을 책임지고 있는 귀여운 꼬마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과 독특한 괴성으로 나를 반겨준다.


시골꼬마들 :친친친. 칙책총 친친친친 칙책총!!!(야이 중국 쨩께놈아)

콘까올리 : 응 난 한국인이거든. 대한민국, 음...코리아에서 온 여행객이야(물론 한국말로)

시골꼬마들 : 워워워워~ 칙책총. 친친친. 친친친!!(꺼져라 중국 짱께놈아, 돌까지 던졌다)

아놔 이것들은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어른이 하는 말을 들으려 하질 않나? 왜 내 말을 못믿냐고. 어쨌든 난 이번엔 중국인으로 살아가야했다. 오늘 하루동안에만 한국인-베트남인-중국인-다시 한국인으로 살고 있다. 난 진정 이시대가 원하는 코스모폴리탄이란 말인가? 역시 학적만 못바꾸지 국적/성별은 쉽게 바꿀 수 있나보다. 그래도 99%의 라오스 사람들은 정말로 순수했고 다만 1%의 소수인들만 가끔 나를 당황스럽게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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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남타밸리의 들녘

하지만 자연만큼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산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들녘은 너무나 평화로웠고 비가 온 뒤에 뜨는 무지개 역시 감동이었다. 확실히 라오스의 내륙으로 들어오니 태국과는 많이 달랐고 자연과 사람들 역시 더욱 아름다웠다. 마음이 느긋해 지고 평화로워지면서 안정되는 느낌이라고 할까? 시끄럽게 음악을 틀어대는 클럽도 없고 북적거리는 곳에서 종종 보는 소매치기도 없다.

게다가 라오스 사람들은 나긋나긋하면서도 쑥쓰럼을 많이 탄다. 태국인이 항상 미소를 기본 표정으로 가지고 있다면 라오인들은 뭔가 뻘쭘한 표정(?)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물론 순전히 개인 생각이다). 좀 어설프긴 하지만 라오인들은 뭔가 투박하면서도 소박하고 속정이 깊은 사람들이라 하겠다. 자연과 사람모두 이런 분위기기 얼마나 평화롭겠는가? 서울에서는 절대 누릴 수 없는 자유를 오토바이 한 대로 제대로 누리고 있다. "나 지금 너무 행복한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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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감동 그 자체. 루앙남타의 무지개

낮엔 그렇게 싸돌아 다니고 저녁에 숙소로 돌아와 비슷한 처지의 여행자들과 맥주를 마시는 시간 역시 근사했다. 라오스의 분위기가 워낙 차분하고 편안한지라 낯을 심히 가리는 나 역시 신기하게도 쉽게 어울릴 수 있었다. 특히 비오는 날이면 아침 11시부터 술을 마셔대기도 했다. 그러다가 피곤하면 낮잠도 자고.. 낮부터 몽롱하게 빗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낮잠은 5성급 리조트에서의 휴가와도 못 바꾼다. 아니다. 솔직히 3성급 리조트부터 바꿀꺼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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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좋은 추억을 남겼던 루앙남타 아둔시리 게스트하우스.

그 중 우연한 기회에 라오텔레콤 회식자리에 꼽사리도 꼈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직원 한명이 파견을 와서 환영회같은 자리를 하는 중이라고 한다. 라오스 직장인들의 술문화를 잠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물론 1번의 회식 구경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워낙 술집이나 즐길만한 곳이 별로 없는지라 우선 사무실의 문을 걸어 잠그고 회의실에 똥그랗게 둘러앉아 노래방 기계를 마련해 놓고선 술판을 벌인다. 그런데 잔은 딱 하나다. 하나의 잔을 돌려먹는 것이다. 술을 안 먹는 사람이 가운데서 술을 말아주며(?) 순서대로 한 명씩 잔을 돌리는 것이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몇 바퀴씩 돌게 된다. 잔이 한 사람에게 오래 머물러 있으면 빨리 마시라고, 원샷하라고 하는 건 우리네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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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 높이 솟은 철탑이 회식을 했던 라오텔레콤 자리다.

내가 연거푸 원샷을 해주니 처음에는 박수를 치며 좋아하다가 술이 빨리 떨어지는 것이 걱정스러운지 표정이 안 좋아진다. 그래서 얼른 맥주 10병을 채워줬다. 덕분에 난 남자들 10명에 둘러싸여 포옹을 나누는 파라다이스(?)도 즐겼다. 회식자리에서 라오스의 현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수가 있었다. 라오텔레콤 직원의 한 달 월급은 100불 정도라고 한다. 사회주의 국가라서 직업에 따라 월급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하지만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며 물가 역시 미친 듯이 뛰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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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시골의 풍경. 라오스는 아직 개발도상국도 아닌 저개발 국가에 속한다.

아직은 전 세계 얼마 남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답게 월급은 적지만 나라에서 많은 것을 마련해줘서 생각보다 살만하다고는 하는데....미래는 암울하다고 한다. 그들 역시 자본주의의 사악한 물결에 욕망을 그대로 던져 놓고는 있지만 그 폐해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고 있다. 라오스 역시 지금은 평화롭지만 그들도 언젠간 변화를 겪을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 계속 가난한 평화만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많이 가지면서도 평화롭기를 바란다.

아~ 갑자기 진지해졌다. 어쨌든 회식자리는 2시까지 이어졌다. 태국보다는 좀 거칠고도 약간 더 와일드하면서 조금 더 진지한 분위기의 라오스는 특별했다. 루앙남타도 너무 좋구나! 다음일정도 빡빡한데 취소할 곳들이 몇 군데 더 생길것 같다. 그렇게 평화롭게 하루하루가 깨알같이 흘러가는 도중에 또 하나의 사건이 터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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