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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am magribia 쌀람 마그리비아]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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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매드 작성일70-01-01 09:33 조회2,0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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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am magribia 쌀람 마그리비아]
7.세계문화유산의 도시, 페스

2009. 12.24. 목요일
노매드 모로코 통신원
한지혜thruh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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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는 라밧에서 기차로 3시간 떨어진 곳으로 많은 여행객들이 모로코에 오면 필수로 방문하는 곳 중 하나이다. 모로코에서 가장 모로코다운 느낌을 가진 곳이라 대개 생각하나 메디나를 뺀 현대의 페스는 매우 깔끔하게 정돈된 매우 큰 도시이다. 비싼 호텔들이 즐비하며 중심가는 분수와 야자수, 꽃들로 정돈되어 여름날이면 산책하려는 페스의 시민들로 북적인다.

사실 메디나 역시 지금은 너무 관광화 되어 조금은 세속적 모습을 많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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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가의 모습들

쭉 뻗은 길에는 총 다른 모양을 한 4개의 분수가 꽃들과 함께 거리를 장식한다.

페스의 메디나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두 가지를 뽑으라 하면, 바로 전통적인 방법으로 아직도 가죽을 염색하는 염색공장과 미로로 만들어져 있는 도시의 구조이다. 특히, 미로로 만들어진 도시의 구조는 현지 가이드나 그 곳에 머무르는 이가 아닌 이상 한번 들어가면 나오는 길을 찾기가 매우 어렵게 만든다.

론니플래닛을 보면 메디나 지도가 나와 있긴 하나 그것 하나로 길을 찾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 공식가이드를 동행하여 구경하기를 추천한다. 공식가이드는 약 100딜함(현재는 더 올랐을 수도 있음) 정도의 가이드비가 들어가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리 큰 비용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론니플래닛의 지도를 들고 당당히 메디나로 들어섰다 하자. 분명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매게 될 것이다. 혹은 여기가 어디지 하며 계속 골목의 이름을 비교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내렸다 하게 될 것이다.

그럼 누군가가 다가와 당신이 가려는 곳을 뭔가 불편한 영어발음으로 말하며 다가올 것이다. 반가운 당신은 그 곳이 어디냐고 물을 텐데, 그는 기다렸다는 듯 데려다 주겠으니 따라오라고 말한다. 고맙다고 하면서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그를 따라가 그 곳에 당도했다.

그러면 그는 말한다.

수고비를 좀 주라고..

다시 말하면 어차피 돈은 나가게 되어 있으니 공식가이드를 따라다니며 메디나 곳곳의 주요한 모스크나 오래된 학교들을 제대로 구경하고 설명도 듣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다.

몇몇의 상점에 데리고 가 물건을 구매하라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돈 없다고 하고 안사면 그만인 것이니 괜히 그런 모습들에 화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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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나에 도착하면 이 문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구불구불한 미로 속 세상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처음엔 생각보다 넓은 길에 이 까짓것 뭐.. 하는 생각이 든다. 허나 메디나의 길들은 이 생각을 비웃듯이 갈수록 좁아지고 복잡해지며 점점 나눠지기 시작한다.

예전의 글에서 메디나를 소개했던 것처럼, 메디나는 단순한 시장이 아니다. 특히 페스의 메디나는 더더욱 그렇다. 정육점, 채소가게, 건어물가게, 상점, 모스크, 학교, 박물관, 식당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들이 골목골목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약 두 명 정도의 사람이면 족할 길을 당나귀, 말들이 가죽이나 이런저런 짐들을 등 위에 가득 싣고 쉴 새 없이 지나다닌다.

참 정신이 없다. 때문에 카메라 들고 사진 찍는 것조차도 수월치가 않다.

정신없는 그 길을 걸으면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학교나 모스크, 계단 위로 올라가면 이어지는 상점들, 그 좁은 길에서 앉아 차를 마시고 수다 떨고 있는 사람들, 공차고 노는 아이들, 끊임없이 아는 척하는 길가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계속 걷고 만나고, 다시 걷다보면 이런 좁은 골목이 얽히고 얽혀 만들어낸 독특한 생활공간에 대한 놀라움과 그 안에서 여직 살고 있음으로 인해 이 곳을 지켜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대게 페스의 메디나를 경험한 여행객들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너무 힘들고 정신없고 더럽고 짜증나고 냄새나던 곳.
혹은 신기하고, 재밌고,, 새로운 느낌이 넘쳐나던 곳.

참 신기하게도 중간이 없다. 당신은 어디에 속하게 될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니 결코 단정은 하지 말자.

그럼 몇몇의 유명장소들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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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나 안으로 들어가면 맨 처음 보게 되는 옛날의 모스크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입장료를 받고 여행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페스 메디나의 건물들을 찬찬히 보면 정교하게 만들어진 돌과 타일조각들이 만들어내는 기하학적 문양들에 대한 경외감마저 든다.또한 지붕이 나무로 만들어져서는 한국과 비슷하게 기와처럼 되어 있어 살짝 반갑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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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박물관

나무로 만든 여러 예술품들을 모아 전시해놓은 곳이다.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꼭 맨 위층에서 아래 바닥을 보자. 아래층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바닥의 멋진 문양을 볼 수 있게 된다. 좀 더 천천히 주의 깊게 바라보면 점점 더 아름답고 섬세하게 새롭게 다가오니 이곳에선 꼭 스치듯 바라보지 말고 시선을 사랑하는 사람 보듯 천천히 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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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골목에 들어서면 유난히 향을 파는 상점이 많은데 바로 이 모스크 때문이다. 매우 유명하지만 이곳은 무슬림들만 들어갈 수 있고 공개조차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건물 벽에 장식된 질리즈가 꽤나 예뻐서 걸음을 옮긴 것이 후회되지는 않았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꽤 독특한 질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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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탄자를 파는 어느 한 상점에 있던 베틀

어느 곳이나 도구를 생각해내는 사람들의 머리는 비슷한 듯싶다. 이상점에서 다양한 양탄자들을 보며 구경하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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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느닷없이 계속 ‘천천히, 천천히’ 란 말을 한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흘려듣고 말았더니, 계속 ‘천천히, 천천히’ 란 말을 하며 날 보며 웃는 것이다.

아무래도 한국말 같아서 ‘천천히?’ 하고 되레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천천히’ 라고 말하더니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그 뜻을 설명해 주었더니, 민망해 하며 주인아저씨가 웃더니 본인은 그게 인사인 줄 알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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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랬구나..

그에게 ‘안녕하세요.’ 라는 말을 알려주고 상점을 나오는 길에 괜히 헛웃음과 함께 씁쓸함이 다가온다. 세상에 인사보다 ‘천천히’ 라는 말을 먼저 알려주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겠다 싶은 쓸쓸함과, 연신 천천히란 말을 했던 가이드가 있던 상황이 머릿속에 상상되면서 괜히 웃음이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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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두장

모로코의 엽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곳이다. 엽서로 봤을 땐 참으로 신비롭던데 실제로 가본 이 곳은 생살이 만드는 악취가 저절로 이마를 찌푸리게 만들며, 저 안에서 당연하게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단함이 보인다.

생가죽을 만지는 무두장이들은 많은 세균들에게 노출되면서 많은 질병에 시달리기도 하고 너무 독한 약품들로 인해 발이 썩어 발을 절단해야 되는 경우도 많다 한다.

그래서 감히 신나게 셔텨를 눌러댈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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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이곳은 오래 전의 학교다. 기숙사시설까지 있던 학교란다. 현재도 아래층에는 몇몇의 사람들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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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나의 끝에 가면 마을이 있고, 그 곳엔 조그만 정원이 있다. 이곳에서 보는 메디나 바깥의 세상은 메디나 안의 미로보다 더 복잡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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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느낌이 물씬 나는 공원 벽의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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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의 야경

까맣게 있는 곳이 바로 페스의 메디나이다. 메디나에 빛이 없는 것이 아니고, 골목들이 작아 빛이 새어 나오지 않아 까맣게 보이는 것이다. 외부의 침입에 방어하기 위해 저렇게 지었다고 한다.

너무 많은 기대는 접어두고 그저 담담하게 페스로 향하길 바란다.

깨끗함과 편안함은 아예 접어두라.

그렇게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고 메디나의 문을 들어가라.

작자 역시 처음엔 매우 힘들었던 페스 메디나였다. 허나 그는 모두 나의 지나친 기대와 한국식 사고방식 때문이었다는 걸 돌아와서 알았다. 편안한, 담담한 마음가짐만이 페스 메디나와 친해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인 듯싶다.

당신이 이곳을 방문하게 되면, 꼭 이 곳과 친해지길 바란다.

@Nomad_AD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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