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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트래블로지] 51.자살의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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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매드 작성일70-01-01 09:33 조회6,4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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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트래블로지]

51.자살의 논리

2008. 10 .10 금요일
정신건강 테라피스트 권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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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트래블로지]는 여행과 정신심리를 접목시키는 기사입니다.

미국에서 정신과 상담 일을 하고 있는 작가에 의해 시도되는 이 연재는 작가가 여행지에서 혹은 자신의 작업을 통해서 만난 사람들과 상담 사례들을 통해 우리 모두의 내면 여행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 치료하기 힘든 한국인들

나는 적지 않은 시간동안 정신건강치료를 해왔다. 그 오랜기간동안 내가 사람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자책을 한 적도 있었고 회의를 느낀 적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이 쌓이고 환자들과 긴 시간을 보내며 내가 그들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어서야 그런 느낌들이 점차 줄어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 미국의 한국 이민자분들… 그리고 이메일을 통해서 조언을 구해온 한국에 계신 수많은 분들… 솔직히 우리 한국분들에게는 아직도 자책감 혹은 회의감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고백한다.

어떻게 해야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내가 현재 치료하고있는 70여명의 환자들, 그리고 클라이언트들 중의 약 80%정도는 나와 3년이 넘는 긴 시간을 보냈다. 한 명의 테라피스트와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은 점도 있으나 나쁜점도 있다.

나쁜 점은 테라피스트와 클라이언트 사이에 개인 감정이 생길 수 있다는 것, 혹은 환자가 테라피스트에 대한 도를 넘는 의존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러한 것들을 느끼고 교정이 되지 않을 때가 환자와 헤어질 때이고 테라피스트를 바꿔야 할 때인것이다. 그리고 상담자는 그것을 도와줘야 한다. 이 부분만 잘 처리하고 대비 할 수 있다면 테라피스트와의 오랜기간동안의 지속적인 치료는 권장되어야 할 일이다.

그러나 한국분들과는 그렇게 지속적인 치료적 관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실은 치료를 받으러 와봐야 별 것이 없다. 환자가 물론 힘들게 발걸음을 했겠지만 테라피스트가 무슨 마술을 부리는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말이다.

더군다나 한이 많은 분들은 세션 내내 자신의 이야기만 하다가 시간이 다 가버리는 것을 반복한다. 정상적인 과정이라면 그런 분들은 그러한 것들을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테라피스트와의 신뢰가 생기게 되고, 또 테라피스트는 그것을 바탕으로 이것 저것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천천히 이끌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정신치료는 지속적인 시간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들을 아무리 설명을 하고 초기에 환자의 동의를 얻었다고 해도 이러한 것들이 결국 한국분들에게 잘 통하지 않는다. 우선 한국사람은 누군가에게 이끌려 억지 발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정신치료 자체에 대한 의지가 없는 사람을 고칠 수 있을 만큼 내가 유능하지 못하다.

또한 이런분들도 많다. 어떤 문제가 곪고 혹은 터질 때까지 참고 견디다가 마지막 희망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오는분들… 그 분들의 기대를 짧은 시간 안에 충족시키면서, 강한 인상을 줄만한 능력 또한 나는 없다.

지난 번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이런 이야기들도 심심치 않게 들었다. 큰 마음을 먹고 정신과 의사와 상담사를 만나러 갔는데 그 분들의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서 엄청나게 자존심이 상했고 다시는 이런곳에 오나보자 하는 오기와 화만 더해져서 나왔다는 이야기들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살고 있는 미국이라고 그런 일들이 없을리는 만무하다. 그런데 많은 미국인들은 그런 일을 당하면 정신치료에 담을 쌓아 버리는 게 아니라 한국인과는 다르게 다른 곳으로 옮겨 좀 더 정상적인 의사와 상담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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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다란 장벽은 바로 보험 문제다. 미국에 사는 교포들은 국가에서 주는 보험이든 개인보험이든 건강보험이 있다면 정신과 테라피스트들에게서 별 다른 비용 부담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아무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4800만명의 국민을 양산한 미국의 웃기는 시스템은 개혁 대상이지만, 보험이 있는 사람들이 받는 의료혜택 자체는 부러운 부분이 꽤 많다.

대표적인게 정신과 부분이다. 한국에서의 보험은 정신과 상담부분이 빠져있다. 덩달아서 정부에서 인정해주는 상담사의 자격증이라는 제도 자체 또한 모호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청소년 상담 분야만이 그런 공식 자격증 시스템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상태에서는 상식적으로 누구를 찾아가 정신과 테라피를 받는 것인지도 헷갈릴 것이며 어찌어찌 찾아서 갔을 때는 높은 상담료에 부담을 느낄 것이다.

그냥 찾아서 발걸음하기도 어려운 판에 그냥 몇 마디하고 나오면서 7만원이나 10만원 정도의 많은 돈을 내고 나온다면 속이 쓰리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분들에게 내가 위에서 말했던 그런 ‘정신상담 치료의 지속성’ 이라는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보험문제가 커다란 장벽중의 하나일 뿐이지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 한다. 위에서 말했듯 보험으로 정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수많은 교포분들의 모습을 보면 그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인들에게 아직 정신건강이나 상담 분야가 친숙하지가 않다는 사실이다. 요즘은 정신 건강쪽에 많은 관심들을 갖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시스템이 받쳐 주지 못하는 한국의 정신건강분야에 대한 실상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내가 미약하게나마 글을 쓰고 책을 내면서 정신치료에대한 계몽을 한다며 나서도 마치 커다란 모래사장에 무의미한 발자국 하나 남기는 그런 느낌이 들 정도다.

■ 정신건강 시스템은 무용지물인가?

그럼 이런 질문을 한번 해보자.

[정신건강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잘 갖추어지고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인식도 진보되어있다는 당신이 살고 있는 미국이라는 사회가 그래서 더 나은 점이 무엇인가? 온갖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 사고들과 높은 이혼율 폭력 등을 보면 잘 되어 있다는 정신건강 시스템이라는건 무용지물일 뿐이다. 아니 정신치료라는 것 자체가 사기일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해도 참 정곡을 찌르는듯 하면서도 아픈 질문이지만 이 질문은 어떤 다른 사람이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오래 전 내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지금은 내 분야에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자신에게 던졌던 이 질문이 우문이었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많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했지만 그 중에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사람 중에는 순간의 생명을 건진 사람도 많으며, 사회에 적응하면서 살게 된 사람도 많다. 일일이 셀 수가 없을 정도다.

내가 다니는 병원 전체에서 관리하는 환자가 700여 명이고 간접 관리에 속하는 사람들까지 합하면 2000여명이라는 말도 들었다. 그런 식으로 미국의 이른바 정신관련 agency 들에서 관리하는 사람들을 모두 합한다면 그수는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다.

예전에 한 은사님께서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했던 연설이 기억난다.

“ 예전에 내가 살던 곳에서는 나병 환자들을 거리에서 가끔 볼 수가 있었다. 너희는 아마 한번도 본 적이 없을거야. 그게 왜 그런 줄 아니? 교회나 성당을 비롯해 여러 자선단체에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 나라의 허가를 받아 그 사람들을 한꺼번에 모아 관리하게 되었단다. 그거 몰랐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고마움을 알기가 힘들다. 너희들은 편안함만 누리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그것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그때 은사님이 예를 들었던 한센병을 앓는 분들의 행방이나 그분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은사님이 알고 있던 사실이 정말 사실인지도 확인할 수가 없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고마움을 알기가 힘들다는 그 이야기나 편안함만 누리지 말고 나의 작은 편안함이나마 존재케하는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들’ 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거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메세지는 내게 지금도 두고두고 되새겨지는 명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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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알다시피 역사적인 특징과 배경이 단일 민족인 한국과는 다르다. 일단 이 나라는 총기 사회다. 마음만 먹으면 무기를 누구나 소유할 수 있다. 예전에 논했던 것처럼 흑인들이 빈민층의 다수를 이루는 그런 복잡한 역사적 배경도 있다. 거기다가 지금도 끊임없이 불법 이민자들이 유입되었고, 또 그 불법이민자들이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가 되고있다.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은 여기저기서 구할 수 있고, 그것들을 관리하는 갱들도 수두룩하다. 한국에서는 가뭄에 콩나듯이 조폭들끼리 칼부림을 하지만 여기서는 흔하게 서로 총싸움을하는 서부활극을 벌인다.

정신건강시스템이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오래 전부터 반복되어온 이러한 미국의 특징과 배경들을 뒤엎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서 정신건강시스템이 미국의 총기 정책을 바꿀 수 는 없다. 아무리 상담을 잘하고 총기를 환자들로부터 떼어 놓아도 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누군가는 또 다시 총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사고는 변함없이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내 은사님이 언급했던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에 집중을 해보고자 한다. 많은 테라피스트들과 의사들에게서 혹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일반사회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누구인지도 모를- 그런 사람들이 모두 더 이상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상상을 해보자.

최소 수십만에서 어쩌면 최대 수백만명까지 거리로 나가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치료를 받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더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야기할 것이다. 약을 주는 정신과 의사와 나처럼 상담을 하는 테라피스트를 분리해서 보자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냥 정신과 의사에게만 치료받는 사람들도 많지만 미국에서는 테라피스트같은 상담인들이 관여하고있는 환자들이 훨씬 많다. 그리고 테라피스트와 의사의 치료자로써의 다른 역할은 그 동안의 수많은 글들을 통해 충분한 설명을 했다. 오히려 환자들과 테라피스트간의 친숙함을 보건데 테라피스트가 없다는 상상을 한다면 늘어날 자살율이나 사망율이 제일 먼저 생각이 난다.

이렇게 오랜 시간 시스템 안에서 돌보아지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일반인들에게는 별다른 신경이 쓰이지 않고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국의 정신건강관련 종사자들은 사실은 사회에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연예인들의 잇단 죽음

요즘 한국의 많은 연예인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트렌스젠더였던 한 연예인의 자살 소식이 신문에 또 올라왔다. 故 최진실씨같은 경우는 어릴때부터 친숙한데다가 좋아했던 사람이었으며,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응원을 보냈던 사람이기에 남의 일같지 않게 가슴이 아려온다.

하지만 더 걱정되는것은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 다. 친숙한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은 사람들에게 특히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살을 따라 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자살한 연예인들을 모방한 잇단 자살소식이 적지않게 들려온다. 우리나라의 자살율이 어느덧 OECD국가중에서 최고라고 한다.

이것 참… 이걸 어째야 하나. 괜시리 내 마음이 죄스럽다.

■ 자살의 논리

다들 아시다시피 우울증이 자살원인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사실 우울증과 관련되어진 자살은 구체적인 논리적 이유를 찾는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마음의 면역체계가 현저하게 떨어져 있어서 보통사람들이 도저히 이해못 할 이유만 가지고도 자살에 이를 수 있다.

즉, 자살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논리적 이유가 없이 죽음을 택한다. 故이은주씨가 노트에 돈에 대한 것을 이야기 했을 때 많은 측근들이 의아해 했다. 그녀는 이미 영화와 CF 등을 통해서 충분한 돈을 벌고 있는 소위 잘 나가는 연예인이었기 때문이다.

故최진실씨가 자살하기 바로 직전까지 자신이 사채업자라는 일부의 소문에 대해 울분을 토로한 것까지는 이해하는데, 그 이유로 자살한 것에 대해서는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용의자와 통화를 해서 언쟁을 했다지만 어쨌든 용의자는 이미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그녀는 조성민씨와의 가정 불화를 겪으면서 이보다 더 커다란 고통들, 그리고 수많은 악플들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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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환자 중 한명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

그가 아침에 일어났더니 갑자기 오래전 헤어진 여자친구가 생각났다고 한다. 지난 2년간 거의 생각도 하지 않았던 여자였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고 아침 부터 감당하기 힘든 감정에 빠졌다고한다. 그래서 그는 면도칼로 자살을 시도했다가, 그 순간 나와 맺은 일종의 계약서가 생각나 전화를 했다. 이러한 상황 모두를 논리로 따지면 그 누구도 죽을 이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다.

물론 누구나 이해되는 그러한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나는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 자살하는 사람들에 대한 또 한가지의 많은 형태를 이야기하면서 독자분들에게 이말을 꼭 하고 싶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감정이나 행동들을 보통사람들의 이성의 기준으로 이해하려 하지 말것! 그렇다고 이해가 되지 않는데 그러는 척 하라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우울증이 걸린 그 아픈 마음을 논리로서가 아닌 가슴으로 꼭 이해해 달라는 말이다.

■ 자살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

1. 우울증

- 여러번 말했듯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자살을 택하는 사람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한가지 꼭 알아야 할 것은 우울증의 상태가 아무리 좋아졌어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왜 그런지는 구체적으로 모르겠지만 우울증 상태에서 기분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자살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자살한 사람들의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죽기 전 만났을 때 기분이 좋아 보이고 멀쩡해 보여서 전혀 낌새를 알아챌수가 없었다는 경우가 많다.

2. 다른 정신 질병들

- 조울증이나 의존증 그리고 정신분열증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 또한 자살 시도의 비율이 높다.

3. 술과 마약

?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술이나 마약을 했다면 더욱 위험한 일이다. 임상적인 정신 질병이 없는 사람이라도 순간적으로 화가 나거나 갑자기 우울한 일이 있을 때 마시는 술이나 마약은 충동적인 자살에 원인을 제공한다.

멀쩡했던 사람도 술과 마약에 대한 반복적인 노출을 하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4. 예전에 자살시도를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계속 눈여겨 봐야 한다.

5. 누군가의 자살에 노출되었던 사람이나 살인현장을 목격했거나 하는 사람들도 그런 위험이 있다.

6. 가족중에 누군가가 자살했던 가정사가 있다면 그 사람 또한 조심해야 한다.

7. 사업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의 위험성도 빼놓을 수 없다.

8. 사랑하는 사람을 사고나 병으로 먼저 보낸 사람들.

9. 연인에게 배신당했거나 헤어진 사람들.

10. 은퇴후에 마땅히 할일을 찾지 못하고 하루하루 시간보내는 노인들.

11. 산후와 폐경기를 겪는 여자들

생각나는대로 써 보았는데 아마도 더 있을 듯 싶다. 특히 1, 2, 3번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니 특히 주의를 부탁드린다.

■ 자살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 (Suicide Intervention)

대다수 자살자들의 주변 조사를 해보면 사망 전 누군가에게 죽고 싶다는 말 을 했었다는 결과가 나온다. 어떤 전문가들은 그게 사실은 살고 싶다는 잠재 의식적 도움 요청이라는 말들을 한다. 자신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고 누군가로부터 죽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면 절대로 소홀하게 넘기지 않기를 부탁드린다.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자살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그 중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거부반응을 일으키든 말든 정말로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어떤 지에 대해서 캐물어야 한다.

상태가 정말 심각하다는 걱정이 들었을 때는 그 사람의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절대로 혼자 있지 않게 해야 한다. 나중에 다시 자살에 대한 생각이 들더라도 당장은 그 순간을 넘기면 살 수 있다.

내가 담당하는 몇몇의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이 그 순간을 넘긴 순간 공포에 떠는 사람도 있었다. 죽고 싶지는 않은데 자신이 콘트롤할 수 없는 순간적 최면에 빠져 자신을 정말 죽이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더군다나 그런 정상적 판단력의 마비 상태는 술을 먹음으로해서 배가 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한국의 많은 분들은 술로써 우울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고자 하는 곡예를 감수한다. 그러나 이는 무척이나 아슬아슬한 일이다.

병원에 입원시키는 일 - 미국은 이게 흔하고 가능한 일이지만 한국은 문화적으로 많이 꺼려지는 일일 것이다. 미국은 지역마다 위기관리센터(Crisis Center) 라든지 24시간 언제나 통화가능하고 급한 상담을 해주는 핫라인이라든지 감금 정신병원들이 수두룩하다.

자살을 이야기하는 어떤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혹은 지켜보면서 계속 불안하고 그 사람이 정말 위험할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기관에 전화를 해서 조언을 구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짧은 시간이나마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야말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가장 안전한 방법일 수 있다.

자신은 나중에 욕을 먹기 싫다는 생각으로 극단적일 수도 있는 이런 방법에 대해 잠시라도 주저하면 않된다. 사실 삶과 죽음사이는 백지 한 장 차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바로 이런 백지 한장 차이의 시간과 결단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고민 할 여유조차 없다. 이건 내 주관적 경험이지만 사실 이런식으로 병원에 끌려가다시피했다가 안정이 되서 퇴원해 나온 환자들 중 내게 나중에라도 분노를 터뜨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여러 번 고맙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나는 항상 이런 말을 했다.

“ 나와 맺은 계약을 잊지 마세요. 자살충동이 생길 때 잠깐 숨호흡을하고 두군데 전화하는 것 알죠? 테라피스트인 내게 먼저 전화를 하고 내가 전화받을 상황이 아니면 위기관리센터에 전화하는 것 말입니다.”

죽을려고 하는 사람이 테라피스트와의 이런 계약을 몇이나 지키겠느냐며 의아할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예전에 안젤라 이야기를 하면서 언급했다시피 사람은 절망감에 빠졌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더군다나 귀가 따갑도록 반복적으로 계약이야기를 들어온 나의 환자들은 항상 그 지푸라기를 잡는다. 이런 일은 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부디 잘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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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건강 시스템 (mental Health System)

정신건강 시스템 (mental Health System)은 사람을 구한다. 굳이 정신건강 시스템이 여러 정신 질병들을 치료하는 도움을 주고 먹을 것과 거처할 곳을 마련해 주며 직업훈련까지 시켜주고, 사회적응 훈련을 시키는 여러가지 일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 사람을 구하는 이야기들은 하지 않겠다. (지금까지의 글들에서 이야기 한적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자살’ 이라고 하는 오늘의 주제만을 놓고 그 효용성을 증명하고 싶다. 물론 어디 언론에라도 실린 통계같은 것을 제시할 수가 없으니 객관적인 증명이 될 수는 없고 지금까지 2년 6개월 동안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해준 독자분들의 본인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내가 풀타임으로 나가고 있는 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일반적이거나 약한 정신질환을 가지고 오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심각한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온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앓고있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그런 정도의 우울증이 아니라 아예 약간의 사회생활조차 힘들거나 불가능한 정도의 우울증을 가지고 병원을 찾는다. 윗 단락에서 자살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에 대해 나열했지만 이론적으로 따지자 면야 내가 나가는 병원에 오는 환자들이야말로 자살의 위험성이 가장 높은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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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병원 전체에서 관리하는 환자만 700여명이라고 위에서 말했다. 현재의 병원에서 초급 카운셀러때부터 지금까지 횟수로는 일한지가 벌써 10년이 되었다. 기간이 긴만큼 병원이 돌아가는 여러 가지 사정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오랜시간동안 단 한사람의 환자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은 없었다. 당장의 긴급한 환자들이 여기 저기서 매일 들어오는 감금병원 같은 경우는 사정과 상황이 다르다. 감금병원에서 자살이라는 불상사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간혹 듣기는 했지만 감금병원에 입원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심리적 혹은 육체적으로 최고조의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혹시 책임을 다하지 못해 그런 불상사가 일어났다면 그런 스태프들에게는 유감이다). 그러니 그런 감금병원이 나의 직장처럼 환자들이 집에서 치료 받으러 오는 상황과는 비교대상이 될 수는 없는 듯 하다.

병원에 오는 환자들에게는 하루가 멀다하고 사건사고가 일어난다. 경찰이 구급차를 대동하고 나타나 환자에게 수갑을 채우고 감금병원으로 끌고가다시피 하는 일을 목격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수 많은 환자들 중에서 누군가의 자살충동으로 난리가 나는 일은 거의 매일 병원의 어딘가에서 경함하고 일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곳에서 일한 지난 10년간 단 한명의 환자도 자살로 죽음을 이르지 않았다. 그것도 자살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증상들을 가진 환자들을 데리고서 말이다. 수학에 약한 나도 이건 우연이 아니라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다.

이것만큼 확실한 증거가 어디에 있겠는가.

정신건강 시스템은 이렇게 절대로 추상적인것이 아니다.

마음에 병이 있으신 분들은 제발 그것을 먼저 인정하고 치료를 받으시기 바란다. 치료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런 사람을 만날 때까지 찾아나서기 바란다. 그런 사람을 만났다면 참을성있게 꾸준한 치료를 받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에 걸린 분들은 마음의 동기의식이 무척 약해져 있어서 이것저것 다 귀찮은 그런 마음상태라는 것을 안다. 그러한 분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고 나서는 일 또한 참 힘들다는 것도 안다. 더군다나 한국사회에서는 그게 더 어려우며, 자신과 맞는 치료사를 찾는 것이- 그수가 너무 적기에- 더더욱 힘든 현실이라는 것도 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실 속에서 내가 부탁할 수 있는 사람들은 가족들과 주변 친구들 뿐이라는 것이다. 본인이 하지 못한다면 가족분들이나 친구분들이 나서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꼭 설득해주고 치료사를 연결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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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최진실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는지 아닌지는 알 도리가 없다. 다만 신경안정제를 복용했었다는 언론보도를 잠깐 읽었을 뿐이다. 그런데 만약 그녀가 정신과 의사에게 치료를 받았었다면…

상담인 역할도 하는 정신과 의사들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분들에게 그런 역할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한국에서도 웬만해서는 정신과 의사들이 짧은시간의 약처방으로 환자와의 면담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 테라피스트가 있었더라면…

나의 작은 능력이나마 글을 통해 그리고 유마여 코뮤니티나 메일을 통해 정신건강분야에 대한 그리고 그것의 시스템에 대한 계몽을 하는 것. 자살로 생을 마치는 부쩍 늘어난 많은 분들을 보면서, 특히 최진실씨를 좋아했던 팬으로써 가슴 아파하면서, 어떻게 내가 더 잘해볼 수는 없는지를 생각해 봤던 지난 며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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