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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트래블로지] 50. 지난 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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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매드 작성일70-01-01 09:33 조회5,5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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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트래블로지]

50.지난 2주일

2008. 09 .25 금요일
정신건강 테라피스트 권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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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트래블로지]는 여행과 정신심리를 접목시키는 기사입니다.

미국에서 정신과 상담 일을 하고 있는 작가에 의해 시도되는 이 연재는 작가가 여행지에서 혹은 자신의 작업을 통해서 만난 사람들과 상담 사례들을 통해 우리 모두의 내면 여행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지난 2주일 동안 이런 일들이 있었다.

2008925105957[6].gif 메리의 입원

50세의 흑인인 메리는 감금병원에서 막 퇴원을 하고 나를 만났는데 아직도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그녀는 화가 잔뜩 나 있었다. 매일 담배를 두갑씩 피우는 사람이었는데 감금 병원에 있던 일주일 동안 담배를 단 한 개 피도 피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병원의 스태프들과 싸우고 난리까지 쳤지만, 그 안에서 결코 담배를 피울 수는 없었다.

결국 그녀는 최선을 다해서 회복한 것처럼 행동했다. 싫어하던 약도 열심히 먹었고 잘 먹지 않던 음식도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그곳에서 하는 그룹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그러나 속은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멀쩡하지 않았다. 그녀는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음식을 화장실에서 모두 토해버렸다. 그녀는 담배를 피울 수 없게하는 감금병원의 스태프들에게 엄청 화가 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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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그녀가 입원하게 된 경위는 그녀의 일터에서 시작되었다. 그녀의 직업은 슈퍼마켓에서 기물 정리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그녀에게 별다른 말조차 걸지 않았던 손님들 중 한 명과 싸움이 붙었다.

그녀는 잘 먹지 않는 거식증과 잠을 자지 못하는 불면증의 원인으로 감정조절을 잘 하지 못했다. 때로는 사물에 대해 상당히 비논리적이고 횡성수설 하는 증상까지 있었다.

그녀는 상태가 좋을 때는 조금이라도 음식을 입에 넣었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는 콜라만 마시며 살았다. 물조차 마실 수 없었다. 물을 마시면 바로 속이 메슥거리는 그런 체질이 있었다. 처음부터 그런 체질은 아니었는데 습관이 몸의 체질 변화를 가져온 것이었다. 그건 그녀의 거식증과 불면증도 마찬가지였다.

담배 역시 매일 하루에 세갑을 피웠다. 그리고 두갑으로 줄였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었고 돈을 아껴 월말에 담배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사람이 잠을 자지 못하고 음식을 먹지 않으면 누구라도 예민해지고 폭발하기 직전이 된다. 거기다가 메리의 경우에는 그렇게 된 계기가 되었던 과거의 사연이 그녀를 더욱 화가 가득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메리는 과거에 다섯 번의 사랑을 했다. 마치 어느 우리나라 가요의 가사같은 그런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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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남자와는 결혼직전에 사소한 일로 대판 싸우다가 헤어졌다. 두번째와 세번째 남자는 우연하게도 교통사고로 사망을 했다. 그 이후에 메리는 아무리 먼거리라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절대로 교통편을 이용하지 않았다. 잠도 자지않고 먹지도 않는 사람이 무려 27키로정도의 거리를 왕복하면서 매일 직장에 다녔고 나와 의사를 만나러 왔다. 그녀가 내 눈에는 마치 초능력자 같이 보였다. 대체 그런 힘이 어떻게 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네번째 남자는 사기꾼이었다. 그녀가 모은 재산을 현금으로 챙기고는 그녀를 떠났다. 마지막 다섯번째의 남자와는 결혼에 성공을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남편의 알콜중독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자들을 모두 떠나 보낸 어느 날. 그녀는 거울을 보았다. 너무나 못생기고 살찐 돼지 같은 여자가 거울 앞에 서 있더라고 했다. 그때 그녀는 결심했다.

“ 먹지 않으리라… 죽을 때까지…”

거식증이나 폭식증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 할 기회가 있겠지만 나는 메리를 지난 2년간 치료하면서 노심초사했다. 이 여자가 혹시 정말로 죽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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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는데 감금병원 측에서 그녀를 퇴원시킨 것은 일 처리를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와 담당의사에게는 한마디 의논 없이 그녀를 퇴원 시켜버린 것이다. 나는 아직 잠도 자지 않고 먹지도 않으며, 약 먹는 것까지 거부 하는 그녀에게 다시 병원으로 들어가기를 요청했다. 처음에 메리는 거부를 했지만 이번에는 경찰에게 끌려가기가 싫어 스스로 다시 들어가는 것을 선택했다.

2008925105957[7].gif 데니스의 입원

지난번 4편에 걸쳐서 데니스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때의 그 데니스도 감금 병원에 입원을 했다. 그동안 성공적으로 치료되고 있던 데니스가 점점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 세상에 대한 온갖 증오와 저주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방에서 성경책을 불태우고 학교의 카운셀러에게 욕지거리를 하며 나를 보면서 어떻게 좀 해달라고 엉엉 울었을 때 나도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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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병원으로 입원할 수 있는 가장 큰 조건은 바로 환자자신과 다른 사람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다. 데니스의 경우는 경찰의 도움을 얻을 필요가 없었다. 자신이 감금병원으로 들어가고 싶어 했다.

42. 테라피스트 나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데니스 (1)
http://www.nomad21.com/bbs/uboard.asp?id=nomad_gisa&u=2&u_no=1635

43. 유리로만든 가슴을 가진 아이-데니스 이야기(2)
http://www.nomad21.com/bbs/uboard.asp?id=nomad_gisa&u=2&u_no=1644

44. 유리로 만든 가슴을 가진 아이 -데니스 이야기(3)
http://www.nomad21.com/bbs/uboard.asp?id=nomad_gisa&u=2&u_no=1660

45. 유리로 만든 가슴을 가진 아이 - 데니스 이야기(4)
http://www.nomad21.com/bbs/uboard.asp?id=nomad_gisa&u=2&u_no=1666

2008925105957[8].gif 토니의 입원

지난번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 이야기의 주인공 토니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토니의 치료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트랜스젠더인 자신이 이제 이 세상에서 받아들여지는 느낌이고 이젠 용기있게 그리고 떳떳하게 살 수 있을것 같다고 내게 말했었다.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토니는 병원내의 커리어 카운셀러의 도움을 얻어 여기저기 직장 인터뷰를 다니고 있었다. 세상에서 외면당한다고 생각하던 트랜스젠더인 토니가 이제 자신감을 가지고 여기저기 인터뷰를 다닌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히 놀라운 발전이었고 회복이었다.

그러나 이 세상은 상처 받을 곳 투성인 곳이다. 나는 토니가 겪은 이야기를 듣고 분노에 치를 떨었다.

얼마 전 토니는 워싱톤 D.C.안에 있는 트랜스젠더들 모임을 마치고 전철역 쪽으로 걷고 있었다. 그런데 길 모퉁이 한 쪽에 틴에저들이 모여 있었다. 한 10여명 정도에 남녀가 섞여 있는. 그런데 그 아이들이 지나가는 토니에게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자주 당하던 일이라 그냥 무시하고 계속 걷고 있을때 토니의 어깨로 부러진 나뭇가지 하나가 날아왔다.

그녀는 화가 났지만 참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 많은 나뭇가지들과 돌맹이들이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 참을 수 없던 그녀는 틴에저들을 향해 고함을 쳤다. 달리 다른 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그만두라는 말 한마디뿐이었다. 그런데 이놈들이 순식간에 토니에게 달려들었다.

토니는 집단구타를 당했다. 사람들이 꽤 다니는 길거리였던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누군가가 그들에게 소리를 지르자 십대 무리들은 순식간에 달아나 버렸다. 이놈들이 집단구타를 하면서도 깔깔대고 웃으면서 즐거워하더라고 했다. 토니에게 그들은 악마들이었다. 자신에게 총이 있었다면 분명히 그놈들에게 방아쇠를 당겼을 터인데 아쉽게도 자신에게는 총이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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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여기저기가 멍이들고 코피가 터졌지만 몸에 다른 이상은 없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많이 지나다니던 경찰도 꼭 토니가 이런 종류의 어려움을 당할때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따로 경찰에게 신고를 하지 않았다. 과거에 경찰과의 좋지않은 그녀의 경험과 겹쳐져서 그들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토니는 이렇게 말했다. 역시 세상은 자신이 살곳이 아니라고 말이다. 지금 그녀도 감금 병원에 입원해 있다.

28.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 이야기 (1)
http://www.nomad21.com/bbs/uboard.asp?id=nomad_gisa&u_no=1383&u=2&code=

29.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 이야기 (2)- 테라피스트의 고백
http://www.nomad21.com/bbs/uboard.asp?id=nomad_gisa&u=2&u_no=1405

2008925105957[9].gif고민과 변명

지난번 글이 나가고나서 많이 놀랐다. 당연히 사랑 때문에 고통 받는 분들이 많을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수많은 분들이 내게 이메일을 보내고 유마여에서까지 사연을 나눠주고 할줄은 몰랐다. 모두들 너무나 고통스럽고 가슴 아픈이야기 들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더 마음이 아픈일은 내가 일일히 답변 할 수 없을 만큼의 분량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메일이 온 순서대로 답장을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개인메일 순서를 따지다보니 아예 유마여에 요즘 올라오는 글들에 대한 답변은 한 건도 하지 못했다. 답변이 없으니 유마여 코뮤니티의 경우는 정성스레 써놓았던 자신의 사연을 지워버리는 분까지 있었고 그분의 실망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나한테 메일을 보내주시고는 답장이 오지않아 의아해 하시는 분들 또한 너무나 많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위에서 설명했지만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는 위에서 설명했던 그런 사건 사고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난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을 때 마다 나는 더욱 바빠진다. 예전에는 가슴을 졸이면서 안타까워하고 긴장을 하고 그랬지만 요즘에는 ‘올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으로 산다.

하여튼 이런 일들을 병원에서 그리고 개인 클리닉에서 겪고 나면 녹초가 되어 밤늦게 집에 들어온다. 요즘에는 글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창피한 내 주제에 두번째 출판 준비까지 한다. 그래서 졸린 눈을 비비며 글을 쓴다. 몸은 피곤해도 좋아하는일들이라서 견디며 산다. 그래도 어쩌랴. 시간을 쪼개고 쪼개도 몸이 하나인 것을 말이다. 내 그런 상황에 대해 독자분들께 양해의 말씀 올린다.

그리고 오랫동안 답장을 받지 못하셨거나 제가 잊고 있었거나 혹은 너무 늦게 답장을 받으시는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거듭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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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번에 나갔던 ‘보통사람들 이야기’는 출판사측에서 따로 부탁한 내용들이었다. 첫번째 이야기가 나가고 출판사 측에서 그 점을 지적했을 때 아차 싶었다. 내가 응용력이 부족해서 따로 부탁한 이야기를 누구나 볼 수 있는 노매드에 올려도 되는것으로 착각했다.

그런데 이미 공언했던 글들에 대해 독자들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이런 편지를 출판사의 편집장님께 보냈다.

어제 편집장님 편지를 받고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저의 고민 부분과 제가 생각한 해결책을 말씀드릴게요.

1. 저는 노매드의 독자분들을 참 고맙게 생각합니다. 독자분들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생각보다 오랜동안 글을 쓸 수 있었을것 같지가 않습니다. 다른 분들은 몰라도 처음 책이 나올 때부터 노매드 독자분들에게만은 저의 글을 그곳에서 모두 볼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의 무지한 욕심에는 솔직히 노매드 독자들은 돈을 내고 제가 쓴 책을 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답니다.

2. 그런데 어제 편집장님의 편지를 읽고 출판사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니 그게 또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제가 어디 노매드독자들만 고마워해야 하겠습니까? 저의 글을 좋아해주시고 정성을 다해 책을 내주시는 글항아리분들 모두 고맙지요. 그리고 요즘 따로 부탁하신 글을 인터넷에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게 맞는 말씀이기도 하지요. 누구나 다 들어와서 볼 수 있는것보다 공개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야 책이 어떤 궁금증 같은 것을 더 유발할 수 있지요. 당연합니다. 더군다나 따로 부탁하신 일이었는데 제가 이해력이 부족했습니다.

3. 하지만 가장 큰 고민은 이것입니다. 이미 첫번째 글이 공개되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글이 깜짝 놀랄만큼 반응들이 오더라구요. 이미 공개된 글 말미에 다음번에는 쿨리지효과와 그 다음편은 남자이야기를 한다고 말을 해 놓았는데, 이번 첫번째 글을 보신 분들에게서 줄기차게 이메일이 오면서또한 자신들의 고통들을 이야기하면서 다음 글을 눈이 빠져라 기다리신다는 겁니다. 한편 노매드안에 유마여라는 코뮤니티가 있지 않습니까. 첫번째 글이 올라간다음 그곳의 '맘좀보소'에는 자신들의 사랑이야기며 고민들 이야기를 하고 새로 회원가입하시는 분들부터, 그리고 가입은 하지 않았지만 들어오시는 분들이 확 늘어나버린겁니다.

공개하지 말아야 할 글 하나를 제가 생각없이 공개를 했더니 그런 반응들이 오다니... 참 그게 더 고민스러워져 버린겁니다.

4.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답니다. 인터넷에 ‘보통사람들 이야기’에 대한 다음 글을 올리지 않고 독자분들에게 경위설명을 하겠습니다. 대신에 제가 쓰겠다고 이미 공언을 해버린 쿨리지 효과와 남자 이야기 두편은 원하시는 독자분들께 이메일로 보내드리겠다고 하면 않될까요? 단 기간은 단 일주일만으로 정하고 그 이후에 연락오시는 분들은 보내드릴 수 없다고 말하겠습니다. 동의하지 않으셔도 뭐 제가 삐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이해하지요.


그리고 편집장님께 이런 고마운 답장이 왔다.

" 권 선생님 고민 많이 하셨네요. 그럼 4번으로 하시는게 좋겠어요."


2008925105958.gif 참고로 상담하는부분은 답장이 느리지만 뭐 글 보내는 부분은 재빨리 보낼 수 있으리라 생
각한다. 그러니 글만 보내고 인사도 없는 무례에 대해 또한 양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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